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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 대학 6년 만에 재회 - 재료공학 박사 과정 합격의 날, 교정 방문 (下)

上편에는 합격 소식 앞에 저의 감정을 담았습니다. 下편에서는 2박 3일의 합격 학생의 날 (Admitted students days) 행사에 대해 다룹니다. 공식 일정은 2025년 2월 28일 목요일부터 3월 1일 토요일까지. 첨부된 사진은 2세대 아이폰 SE로 찍었습니다. 1일차 목요일 – 오전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 6시간이 걸린다. 말레이시아에서 한국가는 시간과 비슷하다. 아침 7시에 택시를 타고 40분 정도 걸려 뉴저지주 뉴어크 공항에 도착했다. 사라와 함께 비행기에 탑승했다.코딩하는 30대 중반의 남성, 엑셀로 재무제표를 보는 백인 중년 남성, 물리학자처럼 노란 노트에 필기하는 사람도 보였다. 모두 깔끔한 옷을 입고 있었다. 비행기가 착륙했다. 좌석 앞 지도를 쳐다봤다. 9개 주를 건넜다.(1..

대학원 2025.03.10

스탠퍼드 대학 6년 만에 재회 - 재료공학 박사 과정 합격의 날, 교정 방문 (上)

들어가기 전 나는 뉴욕에 있는 꿈의 학교라고 생각 했던 쿠퍼 유니온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1학년을 마치고 휴학했다. 유학비를 스스로 벌기 위해서였다. 뉴욕 맨해튼 물가와 기숙사 비용은 경제적으로 부모님에게 큰 부담이었다. 나는 부모님 동의 없이 휴학을 결정했다. 그리고 그 결정을 말씀드리지 않았다. 그렇게 4년이 지났다. 복학을 결정했다. 복학하기 1년 전  2019년, 사라 가족과 함께 캘리포니아로 여행을 갔다. 스탠퍼드 대학교정을 둘러봤다. 나는 이 학교에 들어가고 싶었다. 기업가 정신이 들끓는 곳에 가야만 했다. 나의 마음속에 “무엇” (What)을 얻고 싶은지와 “왜” (why) 스탠퍼드인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어떻게” (how) 얻을 수 있는지는 모른다. 청소년 시기, 나는 이미 목표 ..

대학원 2025.03.03

4화: 미국 사립대학 지원 후 장학금 입학 - 쿠퍼 유니온 공대와 IB 학위

나의 3번째 고등학교다. 고등학교 2학년 1학기. 하얀색 운동화와 짙은 청색 반바지는 그대로다. 하얀색 폴로는 하늘색으로 바뀌었다.  학교 수업 1교시 10분 전.“삐삑삐삑” 알람이 울린다. 침대에서 일어나자마자 이를 닦고, 머리를 감고, 간단하게 수건으로 말린 뒤, 젖은 머리카락에 걸쭉한 왁스를 살짝 바른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2차선 도로가 보인다. 횡단보도는 없다. 오토바이 무리가 나에게 다가온다. 나는 고개를 오른쪽으로 90도 돌려 온화한 미소를 보인다. 그들은 나의 발걸음 속도를 계산한다. 나의 몸을 감싸며 두 줄기가 되었다가 다시 한 줄기로 뭉친다. 하천 위에 있는 바위가 된 느낌이다. 중앙선을 지나 고개를 왼쪽으로 180도 돌린다. 반복된다. 학교에 도착했다. 몰려다니는 농구부 팀원들을..

유학 2025.02.24

3화: 이별과 성장 - 호치민 베트남 국제학교 입학

호치민 국제 공항에 도착했다.  한국의 8월 여름 같다. 감사하다. 헤어드라이어 중간 단계로 젖은 머리를 말리는 느낌은 아니다. 에어컨을 가장 높은 온도로 틀어 놓고 업무를 보는 것 같다. 가만히 있으면 겨드랑이에 땀이 찬다. 짙은 색으로 변하지는 않는다. 은색 토요타 SUV 차량 한 대가 우리 앞으로 다가왔다.아버지는 조수석에서 내려 엄마, 여동생, 그리고 나를 반갑게 맞아 주셨다. 운전기사분도 계셨다. 아버지는 연간 100만톤이 넘는 목재 원재료 조달을 위해 베트남 구석구석을 다니셨다. 안전을 고려하여 회사는 대외업무를 위한 기사분을 지원해 주신 것이었다.“삐이익” 4차선 도로와 그 위에 빨간색 신호등이 보인다. 1차선에는 하얀색 자동차가 줄지어 서있다. 마치 일렬로 정렬된 비엔나소시지처럼 말이다. ..

유학 2025.02.17

2화: 피로 물든 영어 극복 - 말레이시아 국제학교 입학 후 ESL 과정

활활 타오르는 열대야 나라에서 감히 더 이상 신을 수 없는 검은색 가죽 캔버스 신발을 신발장 안에 고이 보관했다. 납골당 속 유품처럼, 과거를 회상하고 추억하기 위함이다. 중학교 2학년, 15살. 그토록 동경하던 푸른 바다 앞이 보이는 학교에 입학했다. 나의 옷차림은 한결 가벼워졌다. 엄지발가락과 그 옆 발가락 사이만 살짝 햇빛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고무 쪼리(조리)를 신는다. 짙은 청색의 긴바지 대신, 남자 골프 선수가 자주 입을 법한 모래색 면 반바지를 입는다. 또한 다림질이 필요한 하늘색 반팔 와이셔츠를 옷장에 걸어두고, 땀 흡수가 잘 되는 빨간색 폴로셔츠를 입는다. 이제 쪼리와 반바지를 입고 축축한 모래 해변과 잔디밭을 자유롭게 뛰어다닐 수 있다. 등교 방식도 바뀌었다. 과거에는 낡은 하얀색 봉고차..

유학 2025.02.10

1화: 탈옥을 위한 영어 공부 - 주재원 해외 발령 후 말레이시아 국제학교 입시

들어가기 전나는 고등학교 시절 “물리”라는 교과 과정을 이수해 본 적이 없다. 선행 학습이나 예습 경험도 없었다. 오히려 나의 모든 학습 과정은 “후행”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를 단순히 나의 “노력”이 부족했던 탓이라고 볼 수는 없다. 나는 수학과 물리 외에도, 삶이라는 과정 속에서 더 중요한 것들을 뛰어넘어야 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들은 결국 “스탠퍼드 박사과정 입학”이라는 또 다른 장애물을 넘어설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내가 마주했던 장애물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1화는, 초등학교 졸업 후 가족과 함께 해외로 떠난 순간부터 시작된다. 1화: 탈옥을 위한 영어공부내가 살던 동네의 대부분 학부모들은 현실적인 이유로 인해 아이들 교육에 열을 올리기 어려웠다. 따라서 주변의 초등학생들은 공부에 거의..

유학 2025.02.02

거절과 실패를 대하는 자세 - 미국 이공계 대학원 박사 지원 거절, 2년 후 합격

2023년, 나는 실패를 겪었다. 수개월이 지나도 인터뷰 요청은 없었다.  “Butterflies in the stomach”라는 표현이 있다. 중요한 운동 경기 또는 무대 오르기 전에 느끼는 신체적 반응이다.2023년 1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 내 몸은 불합격을 알고 있었다. 시도 때도 없이 배가 뒤틀리며 고통도 쾌락도 아닌, 형용할 수 없는 느낌이 울려 퍼진다. 나의 뇌는 속삭인다. 심장이 아닌, 내장한테 말이다. 일상생활에 무리 주지 않도록. 일종의 배려다.지원한 4곳의 학교로부터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여러분은 이미 인터뷰나 또는 대학원 합격 소식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혹은, 과거의 필자처럼 가고 싶은 학교로부터 거절을 받으신 분도 계실 것이다. “불합격”보다는 “거절” 이라는 표현..

유학 2025.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