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3번째 고등학교다. 고등학교 2학년 1학기. 하얀색 운동화와 짙은 청색 반바지는 그대로다. 하얀색 폴로는 하늘색으로 바뀌었다. 학교 수업 1교시 10분 전.“삐삑삐삑” 알람이 울린다. 침대에서 일어나자마자 이를 닦고, 머리를 감고, 간단하게 수건으로 말린 뒤, 젖은 머리카락에 걸쭉한 왁스를 살짝 바른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2차선 도로가 보인다. 횡단보도는 없다. 오토바이 무리가 나에게 다가온다. 나는 고개를 오른쪽으로 90도 돌려 온화한 미소를 보인다. 그들은 나의 발걸음 속도를 계산한다. 나의 몸을 감싸며 두 줄기가 되었다가 다시 한 줄기로 뭉친다. 하천 위에 있는 바위가 된 느낌이다. 중앙선을 지나 고개를 왼쪽으로 180도 돌린다. 반복된다. 학교에 도착했다. 몰려다니는 농구부 팀원들을..